멕시코·캐나다 vs 트럼프, 그 갈등의 이유는? : 역사적 관계, NAFTA
최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중국과의 충돌은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었지만, 국경을 맞댄 두 이웃 국가마저 트럼프의 강경한 통상 정책의 타깃이 되었다는 점은 다소 의외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그 배경을 살펴보면 단순한 충동적 결정이 아니라, 철저한 계산이 깔린 전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오늘은 북미 3국의 관계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략을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북미 3국의 역사적 관계
미국과 캐나다: 식민지에서 군사·경제 동맹으로
미국과 캐나다는 모두 18세기까지 영국의 지배를 받았지만, 이후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독립 전쟁(1775~1783)을 통해 영국에서 독립한 반면, 캐나다는 영국령에 남아 충성파 이민자들의 거점이 되었죠. 이후 1812년 전쟁에서 갈등이 고조됐으나, 19세기 후반부터 양국 간 경제적 협력이 강화되며 관계가 개선되었습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하이드 파크 협정을 통해 양국은 전시 물자 생산을 협력하면서 더욱 긴밀해졌고, 냉전 시기엔 북미방공사령부(NORAD)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통해 군사 동맹까지 발전했습니다. 이 같은 군사 협력은 자원·산업 협력으로 이어져, 미국은 캐나다의 최대 수출 시장이 되었고, 캐나다는 미국에 원유·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 잡았습니다.
미국과 멕시코: 갈등에서 협력으로
미국과 멕시코의 관계는 처음엔 갈등으로 시작됐습니다. 1846년 멕시코-미국 전쟁에서 미국은 멕시코 영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긴장이 고조되었죠. 그러나 20세기 들어 경제적 필요성이 커지면서 관계가 개선되었고, 냉전 기간 동안 미국은 멕시코를 공산주의 확산 방어선으로 삼으며 협력 관계를 공고히 했습니다.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체결은 양국의 경제적 관계를 크게 발전시킨 계기였습니다. NAFTA로 멕시코는 미국의 제조업 기지로 자리 잡았고, 미국은 멕시코에서 농산물과 자원을 수입하며 경제적 파트너십을 강화했습니다. 멕시코 이민자들의 노동력은 미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반대로 멕시코는 이민자들의 달러 송금을 통해 외화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NAFTA와 북미 경제 통합
1994년 체결된 NAFTA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을 세계 최대 자유무역지대로 묶었습니다. NAFTA는 관세를 철폐하고 무역과 투자를 자유화해 북미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했죠.
당시 세계적으로 무역 블록화가 가속화되면서 미국도 북미 지역의 경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와의 통합을 추진했습니다. 이를 통해 북미 3국은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캐나다는 풍부한 자원을, 멕시코는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했으며, 미국은 자본과 기술을 공급하며 북미 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인 예로, 미국은 설계와 연구·개발(R&D)을 담당하고, 캐나다와 멕시코는 부품 생산과 조립 공정을 맡아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트럼프의 강경 노선과 NAFTA 폐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초부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며 NAFTA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특히 멕시코의 저렴한 노동력과 캐나다의 보호무역 정책을 "미국 일자리 도둑"이라 지적하며, NAFTA를 폐기하고 새로운 무역 협정을 추진했죠.
2020년 NAFTA를 대체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체결됐습니다. USMCA는 NAFTA의 기본 틀을 유지하되, 변화된 경제 환경에 맞춰 몇 가지 주요 조항을 수정하거나 추가했습니다.
- 자동차 부품 규정 강화: 북미산 부품 사용 비율을 62.5%에서 75%로 상향하고, 고임금 노동자의 참여를 의무화했습니다.
- 농업 시장 개방: 캐나다는 미국산 유제품 수입 쿼터를 확대하고 시장을 개방했습니다.
- 노동·환경 기준 강화: 멕시코의 노동자 보호와 환경 보호 조항을 추가하며 협정의 지속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두 번째 임기와 북미 관계의 재검토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후 더욱 강경한 무역 정책을 예고했습니다. 2026년에 예정된 USMCA의 재검토 시기를 앞당기고,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인상과 무역 조건 재협상을 추진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트럼프의 강경책은 단순한 갈등 유발이 아니라, 북미 경제권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강화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죠.
3줄 요약
-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군사적·경제적 협력을 강화해 왔습니다.
-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NAFTA를 "일자리 도둑"으로 규정하며 USMCA로 대체했습니다.
- 재선 이후 더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북미 경제 재협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은 단순히 멕시코와 캐나다를 압박하려는 것이 아니라, 북미 경제권을 강화하고 미국 중심의 글로벌 경제 질서를 유지하려는 전략입니다. 캐나다와 멕시코를 견제하는 동시에, 더 긴밀한 경제 협력으로 유도하는 복합적 정책인 셈입니다.